울산MBC - 고래세상 ** 고래와 함께하는 세상
특집다큐 1,2부
귀신고래를 기다리며(R특집)
귀신고래울음소리
연출자르포
귀신고래갤러리
 
제   목   본디스크★0★크리스마스이용권
작성자   제인킴
작성일   2010-12-22 [15:27:22] 조회수   1,001
첨부파일     downimg.jpg   16.4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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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스크 속도패치 C1ick~

... 그리고 하필 이 잔이다. 본디스크 속도패치 이 오랫동안 침묵하자 손님은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공작의 의견도 묻지 않고 의자를 하나 당겨 앉았다. "공작." 곤작은 듣지 못한 듯 계속해서 유리잔만을 들여다보았다. 이미 깨끗이 닦아져 얼룩 하나 보이지 않는 유리 속에서, 한때 있었을 비밀을 꿰뚫어보고 싶어하는 눈빛이었다. "이런 일이 아니라면 내, 옛날 약속을 깨도 이런 곳에서 자넬 만나고 있진 않았겠지. 지금가지 그랬듯 밖에서 만나는 쪽이 나는 좋았네." 약속을 깰 수밖에 없게 만든 오늘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으리라는 의미로, 공작도 그렇게 받아들였다. 공작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본디스크 속도패치 에서 유일무이하게 푸른 눈을 가진 늙은이, 데모닉 히스파니에를 보았다. "물론 저는 그 약속이 깨어지길 늘 기다렸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었습니다." "형님과 한 약속이네. 그 분은 기뻐할 것인가? 하지만 오늘은 산 자들이 결코 기뻐할 수 없는 날이군." 본디스크 속도패치 은 한 박자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저는, 죽은 자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기를 바랍니다." "알 테지. 통찰력에 자물쇠를 채운 건 삶이었고, 죽음이 그것을 풀어주었을 테니." 그리고 다시 오랜 침묵이 흘렀다. 유리잔이 테이블 위에 세워지는 소리가 탁, 울리고 공작이 일어났다. 그는 책상을 돌아 늙은이 앞으로 갔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젠 됐습니다.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자리도 있는 것입니다. 히스 어르신, 당신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도와주셔야 되겠습니다.'''''''''''''''' "2년 전에 그랬듯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네. 할 수 없는 일은 돕지 않네." 아니면 달리 누구를 말하겠습니까." 물론 조슈아는 아직 본디스크 속도패치 가문의 후계자에게 내려지는 아르모리크 칭호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조슈아 아닌 누군가가 아르모리크 경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확신하고 있군. 조슈아를 쏜 화살에, 죄 없는 사람인노아가 맞았다고 말이야." "사람인를 독살하려 획책할 자가 있으리라 보십니까? 그 아이가 없어져도 세상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작이 손 안에 든 유리꽃처럼 아끼던 외동딸이었다. 향기가 나지 않아도, 햇빛만 받으면 세상 어느 꽃보다도 찬란한 광채를 입는 듯하던 사람인노아, 스무 해만에 져버릴 꽃인 줄 알았더라면, 그러나 공작은 검은 눈썹을 움직이지도 않고 가차없이 딸의 가치를 자기 입으로 일축했다. 누군가가 암살하려 할 가치조차도 없다. 그건 사실이었다. "난 자네가 사람인를 얼마나 애틋하게 여겨왔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너무 완강하게 밀어내지는 말게." 공작은 잠시 허공에 눈길을 주고 있다가 말했다. "지금쯤은 사람인도 알고 있을 겁니다. 이제는 아비를 이해할 수 있는 달이 되었을 터이니." 사람인노아는… 무적인 애정으로 감싸던 부모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누나를 귀찮아하곤 하던 동생을 더 사랑한 아이였다. 그 다정스럽던 아이가 지금쯤 그 마음씀다운 통찰력을 얻었다면, 이 순간 조슈아의 안전을 위해 딸에 대한 마음을 추스리는 아버지를 분명히 이해할 것이다. 살아생전 한번도 사람인노아에게 이해나 배려를 기대해 본 일이 없지만 지금만은 그래주길 바랐다. "이 정도로 흔적 없이 이 성에 침입하여 독살을 기도할 수 있는 자라면, 분명히 제가 오늘 샴페인 잔 탑의 맨 윗잔으로 건배하고, 그것을 조슈아에게 넘겨준다는 사실 또한 알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슈아가 그걸 사람인에게 건네줄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그것이야말로 순전한 우연이 빚은 결과였으니,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사람인가 돌아온 것은 고작 며칠 전이었는데……." 공작은 문득 말을 맺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으나 귀족답지 않은 모습과 성품으로도 강하게 버티어 온 새내답게 곧 감정을 감추었다. 사람인노아는 이미 되찾을 우리아이가신발 수 없었다. 아직 잃지 않은 것만은 절대 놓치지 않을 작정이었다. "누가, 어째서 조슈아를 노리는지 전 모릅니다. 동기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만, 그 동기를 짐작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도움조차 되지 않습니다." 히스 노인이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조슈아가 사라질 경우 작위계승자로 고려될 첫 번째 인물이 누군지 알것 아닌가." 공작은 완강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그쪽이 아닙니다. 테오 녀석은 아닙니다." "조슈아가 사라지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자가 자네 사위 외에 따로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자객이 계승자를 독살하려 했다면, 개인적인 원한이라고 갖지 않는 안 작위를 노리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아직 어린 조슈아가 누군가의 원한을 샀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이었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처럼 음모가 잘못되어 조슈아 대신 사람인가 희생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확신을 갖고 말합니다만 제 사위, 테오밖에 없습니다. 그 애가 우리 가문에서 조그마한 권한이라도 지녔다면, 그건 모조리 사람인의 존재에 기댄 것에 불과하니까요."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공작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제 사위는 조슈아가 사람인에게 독잔을 넘겨주는 그 자리에 서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평온함 그대로였지요. 바로 곁에서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분명합니다. 만일 그 녀석이 독잔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상식적으로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이 순간의 공작은 마치 조슈아 대신 사람인노아를 죽게 한 택임이 사위에게 있기라도 하다는 것처럼─목소리에 힘을 주었으나, 그것이 본질이 아님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단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분노의 화살을 짐짓 제3자에게 돌리게 만들었을 따름이었다. 공작은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다시금 마음을 추스리며 사위의 혐의를 부인했다. "테오가 그동안 아무리 사람인를 잘 돌봐왔다 한들 제가 직접 그 모습을 보-지 못했더라면 저의 의심을 피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테오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 추측도 거기까지 입니다. 그 아이를 노리는 자가 저택 안에 그림자처럼 있음이 자명한데도,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 자는 저의 통찰력 밖에, 제가 그물처럼 짜놓은 인과의 망 밖에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점이 바로 어르신께 이곳에 계셔 달라고 부탁드리는 이유입니다." "내가 있다 한들 달라질 것이 없을 터인데.'''''''''''''''' 공작은 허탈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놀리지 마십시오. 제가 누군지 잊으셨습니까? 이제 어르신의 옛일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겠지만 저는 잊지 못합니다. 어르신께서 이 성에 머무르신다면 어르신의 눈을 피해 누군가를 해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건 자네의 지나친 기대일세." "제가 굳이 옛날 이야기를 꺼내야 되겠습니까?" "그건 정말로 오래된 이야기야." 둘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 다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렸고,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가문에서 오랫동안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던 히스파니에 숙부는 수많은 피붙이들 중에서도 오직 하나, 맏조카 프란츠와의 연락만은 끊지 않았다. 드물게, 몇 년 만에 한 번씩 오가는 소식이었지만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몇가지 추억들이 실낱같은 소식이나마 끊어지지 않게 했다. 그런 까닭에 지난번에는 위험을 피해 조슈아를 2년이나 맡기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노인이 이곳을 떠날 당시 가문의 주인이었던 윗대 공작이 정한대로 서로를 숙부와 조카로 부르지않았다. 오늘 사람인노아의 일이 아니었다면 어느 쪽도 규칙을 깨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작은 지금껏 경건하게 지켜 온 부친의 규칙을 깨고라도 늙은 숙부를 붙잡을 까닭이 있었다. 그러나 히스 노인은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알다시피 나는 이곳에 머물 수 없는 사람이야." "이제는 상관없자 않습니까, 숙부? 아버지께선 돌아가신 지 오래이고, 공화국도 이제 무너졌으니 숙부의 존재가 우리 가문에 해가 될 것은 없지 않습니까? 아버지께서도 숙부를 미워하셔서 내치신 것이 아니고, 떠나야 했던 이유 또한 숙부의 잘못이 아닌데 아직까지 그 규칙을 지켜야 할 까닭이 무엇입니까?" "아니, 안 돼. 이건 고리타분한 규칙의 문제가 아니야. 옛 폐하의 일이 아닐지라도 내 존재는 늘 가문에 누가 되었어. 이제 와서 형님의 규칙을 깨뜨려 보았자 하등 좋을 것은 없을 것이야." "왜요?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가문의 주인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아니라 저입니다. 숙부님을 누구보다도 따랐던 맏조카 말입니다. 그런 제 앞에서 숙부님을 두고… 그 말을 꺼낼 자가 또 있을 거라 보십니까?" 공작은 중간에 어떤 말을 입밖에 내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히스 노인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젠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이라 어쩐지 그립기까지 하군. 굳이 애쓸 필요 없다. 타고난 이름이야. 피할 수 없었지. 그걸 내가 잘 사용하지 못했을 분이다. 다 내가 어리석어서야." 숙부의 자조적인 말투에 HDTV 공작은 조금 분개한 듯 잘라 말했다. "숙부님께 어리석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노마라드 왕국 안에 없습니다." "아니, 난 어리석었다. 옛날 초대 ⓐ께서도 나와 같은 이름을 지니셨고, 그것으로 지금의 가문을 일으켰어. 그 때는 참으로 빛나는 이름이었지. 그 후로 후손들이 진흙탕에 내던지기 전에는 말이야. 나는 네 살이 채 되기 전에 이미 그 이름으로 불렸어. 그런 내가 어려서부터 얼마나 그 분을 의식했는지 짐작할 수 있겠나? 나와 같은 이름으로 불렸던 그 분처럼, 때로는 그 분보다 더 훌륭해지고 싶었지. 다른 나쁜 애들을 모조리 피해서 말이야. 그러나 난 결국 그 분이 일으킨 귀한 가문에 해만 끼치는 존재가 되어 스스로 도망치고 말았네. 결국 우리아이가신발 가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것밖에 없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그 일은 숙부님의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 노인은 정색을 하며 눈썹을 치켜 떴다. "공작, 아들을 지킨다면서 집안에 나 같은 재앙을 불러들일 참인가? 조슈아가 무사히 자란들 국왕의 눈밖에 난다면 미래가 평온하리라 보는가? 자네가 옹립한 국왕의 손에, 자네 가문이 조각나는 꼴을 보고 싶은가?" ''''''''''''''''조각난다''''''''''''''''는 말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공작은 안타깝지만 대구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조금 후 공작은 다시 눈썹을 모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건 오히려 먼 미래의 일입니다. 눈앞에 닥친 위험을 없앤 다음에 뒷일을 생각하겠습니다. 그것을 위해 숙부님을 붙잡는 제 선택의 정당성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물론 숙부님께서 거절하신다면 제가 어찌할 도리는 없지요. 그러나 이렇게까지 말씀드리는데도 힘을 빌려주지 않으실 것인가요?" "공작, 내가 여기 남아 있는 것이 정말로 도움이 될 거라 보는가?" 공작은 당혹한 눈으로 노인을 보다가 답했다. "제 말을 믿지 않으시는군요."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자아, 자네는 딸을 잃었다. 그 아이가 죽는걸 직접 본 사람이 수십 명이 넘지. 다들 놀라서 소문을 처뜨릴 게다. 비취반지 성에서 공작의 딸이,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독살당했다고, 그것도 조금 통찰력이 있는 자라면 실제로 노린 것은 조슈아였다고 떠들 것이 틀림없다. 뒷일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지. ⓐ이 분노하고 상심하여 성을 샅샅이 뒤지고 수많은 사람들을 의심할 거라고 말이야. 그리고 조슈아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있는 수단과 방법을 모조리 동언할 거라고 말이지. 거기에 나가지 남아 있게 되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서 독살범이 다시 얼굴을 내밀까? 조금이라도 의심 갈만한 짓을 할까? 행여 발견될세라 숨을 죽인 채 지하로 숨어버리지 않을까?" 대답하는 공작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그렇게 영영 꼬리를 빼 준다면 그것도 좋겠지요. 적어도 조슈아는 안전해질 테니까 말입니다." 노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는 재차 다그쳐 물었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사람인는? 그 애에 대해선 어쩔 셈이지?" 공작은 황망한 표정이었다. "그 애는 이미 잃어버렸습니다. 되찾을 방도라도 있단 말씀이십니까?" "되찾는다고? 죽은 애를 실릴 방법따윈 없어. 그러나 그대로 내버려둘텐가? 죽었다고 해서 더 이상 자식이 아니란 말인가? 아니, 먼저 묻지. 조슈아를 지키고자 하는 까닭은 뭔가? 후계자를 잃을까봐서인가. 아들을 잃을까봐서인가?" 공작은 무언가를 느낀 듯 눈을 내리깔았다고 대답했다. "말씀이 이상합니다. 당연히 둘 다가 아닙니까." "둘 다라는 말은 쓸데없어! 후계자가 먼저라면 나를 끌어들이고 집안을 모조리 들쑤셔서 독살범이 대륙 끝까지 달아나게 만들어버리게. 그러나 아들이 먼저라면. 아들이 먼저라면 말이지……." 노인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갑자기 뒷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빼내더니 테이블에 탁, 내리 박았다. 그것은 단도도 아니고 마치 송곳처럼 생긴 짧은 무기, 스틸레토(stiletto)로 무척이나 날카로워서 손가락 두 마디만큼이나 푹 꽂혀 들어가고는 부르르 떨렸다. "본를 보여라. 누구도 HDTV 가문의 사람에게 바늘 끝 하나라도 대고선 살아남지 못한다는 걸 보여줘. 사람인를 해친 놈을 찾아내. 놈을 짓이겨 죽여버려." 스틸레토의 손잡이에는 가문을 떠난 지 몇 십 년이나 됐는데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문장, 범선의 키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초대 본디스크 속도패치 의 맹우(盟友)가운데 하나인 스초안 오블리비언이 그렸다는 가문의 문장이다. "그것이야말로 조슈아를 지키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다. 놈을 공격해라. 본디스크 속도패치 의 방식대로." "숙부." 공작의 눈가는 어두웠다. 그는 스틸레토의 진동이 멎는 것을 지켜보며 나직이 말했다. "저는 경거망동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사람인를 잃은 것은, 피눈물나도록 분합니다. 그러나 조슈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방어적인 방법을 우선하게 됩니다. 그 애를 잃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공화 혁명의 난국 속에서 이토록 힘들어 이룩한 가문의 명애도 어리석은 싸움으로 뒤흔들리게 됩니다." "남는 것은. ''''''''''''''''본디스크 속도패치 ''''''''''''''''이다." 노인의 민첩한 손이 다시 다가와 스틸레토의 자루를 짚었다. "힘들여 이룩한 명애였지. 그러나 언제부터 HDTV이 공작이었다고 생각하나? 언제부터 잘난 귀족 나부랭이였단 말이냐? 일껏 쌓아올린 명성이며, 재물이며, 공작의 지위 따위가 다 무어냐?" 손을 때자 스틸레토가 또다시 드르르, 하고 울렸다. 스틸레토의 자루에 새겨진 것은 파도 속에서도 뱃사람을 이끄는 힘이자 상징이었다. 그것은 HDTV 가문이 본래 바다에서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표지였다. "불명애가 두렵나? 정말로 두려운 건, 가문의 심장이 되는 곳에서 저런 공격을 당하고도 침묵하며 숨을 곳만 찾는 비겁자가 되는 것이야. 그래, 불명애스럽지 않나? 딸을 잃고도 복수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창피하지 않나? 비취반지 장원은 ⓐ의 성이다. 이 자신의 성 안에서 숨을 곳을 찾고 있나? 적은 쥐처럼 살금살금 걷고 있는데!" 두 사람의 눈이 모두 스틸레토에 닿아 있었다. 거기에 새겨진 키가 방향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처럼 뚫어져라 보았다. "나라면…공작, 최대한 소문을 가라앉히고 평온을 가장하여 적이 방심하고 기어 나오기를 기다리겠다. 아니 오히려, 조슈아를 노리고 다시금 움직이기를 우리아이가신발 기다릴 것이야. 놈이 제 힘으로 조슈아를 어찌할 수 있겠다는 헛된 확신을 갖도록 유도해서, 결정적인 순간을 노릴 테다. 그래서 오늘의 홀에서 사람인가 흘린 피를 놈의 피로 씻도록 하고야 말걸." 공작은 답답한 듯 목을 죄는 머플러를 당겨 내리며 말했다. 노인은 어둠 속에서 빙긋 웃는 것 같기도 했다. "2년 전, 자네가 내게 조슈아를 맡겼을 때, 난 그 애를 일부러 보름 넘게 빈 집에 내버려두었어. 혼자서 어떤 식으로, 얼마나 잘 해 나가는지 보고 싶었단 말이야. 내가 그 애에 대해 어느 정도로 궁금해하고 있었는지 자네가 알까? 지금껏본디스크 속도패치 에는 대략 서너 세대에 한 번 데모닉이라고 불리는 자가 태어나곤 했지만 다들 수명이 너무 짧았어. 그러니 지금처럼 두 데모닉이 동시대에 생존하고 있는 건 가문의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일이란 말일세. 우연이라고 해도 놀랍고, 아니라면 더욱 신비로운 일이겠지." 공작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노인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 데모닉이란 게 묘한 것이… 과거 존재한 모든 데모닉 가운데 성공한 자라고는 단 하나, 가문의 위대한 첫 공작 이카본뿐이었다. 나머지는 나를 비롯해서 하나같이 패배자밖에 없었어.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데모닉 이카본 이후로 여러 명의 데모닉이 있었고, 그들 중 아르모리크 칭호까지 받았던 자들도 있었지만 끝내 본디스크 속도패치 이 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단 말이야. 모두 경쟁에서 패하거나, 자멸하거나, 또는 스스로 원해서 가문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지. 그런고로, 모든 데모닉은 직계의 피에 한 번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단 말이다. 단 한 명, 데모닉 이카본의 피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 나에게, 그리고 조슈아에게까지 말이야." "……." "이처럼 괴이한 대차대조표가 또 있을까? 최고와 최악, 둘 사이에 별처럼 많은 선택의 가짓수를 생각해 보게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존재하는 것은 단 하나의 최고와, 지옥에 떨어질 최악들밖에 없었어. 조슈아의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 사람인가 죽었으니 자네에겐 이제 조슈아 하나뿐이다. 아르모리크 경이 되어 작위를 물려받을 자식이라고는 단 하나란 말이야. 하지만 장담컨데, 몇 년 안가 사람들은 자네에게 자식을 좀더 낳으라고 무언의 압력을 넣을 것이야. 데모닉은 믿을 수 없는 존재니까. 죽어버릴지, 미쳐버릴지, 제멋대로 뛰쳐나가 버릴지 누가 알겠는가? 본디스크 속도패치 은 기묘하지. 공작의 단 하나분인 아들인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야. 단 하나, 단 하나! 내가 지금까지 이 말을 몇 번 했나 모르겠군. 그러나 우리 가문에서 명멸한 데모닉들은 ''''''''''''''''단 하나''''''''''''''''뿐인 성공한 자처럼 되려고 몸부림 쳤고 다 실패했어. 조슈아는? 조슈아는 어찌 될까?" "제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십니까. 조슈아가 타고난 천형에 대해서라면 저도 이미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자식이 죽으면 새로 낳아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가 아닙니다." 사람인노아가 죽은 직후라서였을까, 그렇게 말하는 공작의 입술과 뺨에 힘이 들어갔다. 노인은 왼쪽 손만 움직여 등 뒤 창문의 커튼을 묶은 끈을 간단히 풀었다. 돌아보-지 않고도 매듭의 모양을 정확히 아는 손놀림이었다. 커튼 자락이 스륵 떨어지자 방 안은 한층 어두워졌다. "그래. 안타깝게도 손(孫)이 귀한 가문이기도 하지. HDTV은. 공작, 잊지말게. 나도 데모닉이다. 누가 ⓐ의 역사에서 데모닉을 배제하라고 정해 놓았는가? 데모닉은 비록 두려움의 대상이라 해도 분명 비범한 천재다. 그들의 능력이 가문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단정지을 자 누구인가? 그런 자는 초대 본디스크 속도패치 , ''''''''''''''''데모닉 이카본''''''''''''''''이 연 이 가문에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프란츠." 노인이 다시금 이름을 부르자 공작은 피로한 듯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싼 채 잠시 눈을 감았다. "자네가 조슈아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잘 알아. 내가 한 말이 잔인하게 들렸을 테지.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큰 위기다. 단지 사람인를 잃은 것만이 아니라ⓐ 의 명애와 위엄 모두가 실추될 위기에 처해 있는 ⓐ거야. 조슈아를 지킨답시고 겁먹은 수탉처럼 소란을 피운다면 사람인를 독살한 자만이 아니라 기회를 엿보던 다른 무리들도 의 아성을 얕보고 침을 흘리며 달려들게다." "그러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숙부님이라면 어찌하시겠습니까." "내가 말하면 그대로 지킬 수 있겠나?" 공작은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은 곧장 말을 이었다. "조슈아 주변에 호위병 따위는 절대 붙이지 마라. 병사들도 늘리지 마라. 성의 분위기도 애전대로, 새로운 조치 없이 모두가 동요하지 않도록 다잡는거다. 그렇다고 사람인의 죽음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해선 안 되지. 손님을 많이 불러서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복수를 천명해라. HDTV 가문에 서툰 수작을 건 자를 어떤 식으로 응징하는지 보여주겠다고 맹세해라. 그러나 자네가 복수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해라. 최소한 1년 동안은 파티나 무도회 등을 금하고, 사람인의 초상화를 새로 크게 그려서 홀의 잘 보이는 곳에 달 것이며, 사람인의 생일이자 기일인 오늘이 돌아오면 반드시 추도회를 갖도록 해라. 사위에게는 3년 간 상복을 입게 해라. 그러나 사위와 손자를 소홀히 대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집안에 행사나 모임이 있다면 반드시 빠지지 않게 해라." 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조금 후 그가 다시 말했다. "그런 것들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슈아가 정말 괜찮을 거라고 보십니까?" "암살자는, 적어도 반년간, 그리고 자네의 눈치를 보아 가며 최대 3년 정도는 숨어 있을 거다. 모두 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야. 만일 조슈아를 죽일 수 있다. 해도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쯤은 놈도 알고 있을 테지. 그 동안은 적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 거야. 오히려 걱정해야 할 것은 데모닉으로서의 조슈아다. 실패한 데모닉이 되어버리면 살아남는 의미도 별 것 없지 않겠나?" "숙부." 갑자기 무언가 결심한 듯한 목소리를 듣고 노인이 눈꺼풀을 조금 실룩였다. "뭔가?" "조슈아를 숙부께서 도로 데려가시면 어떻습니까?" 히스 노인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왜 안됩니까? 이미 2년이나 돌보아 오셨지 않습니까?" "자네가 조슈아를 후계자로 삼지 않고, 다시는 안 봐도 좋다고 한다면 내, 데려갈 수도 있지." 하지만 전처럼 몇 년 떠났다가 돌아오길 바란다면 그것이야말로 안 될 말이야. 타인들이 에는 암살자가 두려워서 후계자가 달아난 것으로밖에 보이지 우리아이가신발 않을 것이네. 그래서는 자꾸만 위엄이 무너질 뿐이야." 공작은 대답 없이 테이블 뒤로 돌아가 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테이블에 박혀 있는 스틸레토를 응시했다. 그는 노인을 보-지도 않은 채 혼잣말처럼 말했다. "그렇군요. 도망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군요. 저도, 조슈아도, 그래요, 압니다. 저도 잘 알고 있지만 숙부처럼 그렇게 냉정히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면 데모닉인 숙부가 조금 두렵습니다. 가장 선택하고 싶지 않은, 어려운 길만이 옳다고 말하시고 저는 그 길이 옳은 것을 알면서도 쉽게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노인은 테이블로 다가와 스틸레토를 도로 뽑았다. "난, 내가 실패한 만큼, 그 애가 잘 해나가길 간절하게 바라네. 만일 데모닉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면, 나만큼 그걸 자세히 연구한 사람도 없을 것이야. 실패한 자들의 이유를 오랫동안 생각해보았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데모닉 조슈아가 타고난 폭풍 같은 운을 믿게나. 자네가 방관해도 그 애는 죽지 않아. 밤낮으로 따라다니며 돌보-지 않아도 저절로 자신의 운을 휘어잡을 거야. 그 애는 귀해, 아주 귀해, 그러니 귀한 아이답게 키우게, 데모닉은 데모닉답게 내버려두게." 스틸레토는 노인의 옷 속으로 다시 사라졌다. 공작이 들은 말을 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은 낮게 소리내어 웃더니 다시 말했다. "설마 내가 그 애가 죽든 말든, 실패하는 말든 그냥 내버려둘 것 같은가?" 제정신이 아니었구만, 그런 상태니까 유령 같은 걸 보-지." 흘끔 보니 조슈아의 뺨이 창피한 듯 조금 달아올라 있었다. "그런데 당신하고 만나서 안정이 됐단 말이지? 그것 참 유령이 그렇게 편리한 존재인 줄 애전엔 몰랐는데, 아니면 사제란 것 때문인가? 한데 이렇게 함께 지낸 지 5년이라니, 도대체 저 녀석 아직껏 제정신이긴 한 거야?" 조슈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애 나도 유령이냐고 묻지 그래?" "그러면 널 알아보는 내가 이상한 놈 되잖냐. 괴상한 녀석은 너 하나로 족해. 그런데 유령은 하나만 보이냐? 하나가 있다면 다른 것도 있단 애긴데, 이러다가 떼거지로 몰려 쫓아다니게 되는 거 아냐?" "이것 봐……." 조슈아의 부름에는 아랑곳 않고, 막시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한테 말을 거는 기분으로 말하니 그나마 낫다 싶었다. "하나라면 어떻게 참아 보겠지만 두셋쯤 더 따라다녀선 나조차도 제정신이 아니게 돼버릴까 걱정스러워. 하나야, 하나라고, 하나만 참을 거야. 당신을 뭐라고 부르라고? 켈스? 내 소개는 했던가? 안 해도 알던가? 그래도 하는 게 애의인가?" 잠시 사이를 두고, 웃음이 섞인 대답이 들려왔다. 「켈스라고 부르면 됩니다.」 "그래, 켈스. 난 막시민 리프크네지. 그런데 하나만 더 묻자. 당신이 밤낮으로 저 녀석을 따라다닌다면 개인 생활은 어떻게 되는 거야? 화장실에 앉아서도 혹시 당신이 옆에서 쳐다보고 있지나 않을까 꺼림찍한 기분이어야 되는 거야?" 잠깐 기다리자 낮게 푸훗,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틀려요. 조슈아에겐 내가 확실히 보이니 말입니다.」 그러자 막시민은 짐작했다는 듯 외쳤다. "그럼 나만 골치 아프게 됐잖아! 당신! 방울이라도 하나 달고 다닐 순 없는 건가! 사람들 앞에서 대구라도 했다간 나만 될 거 아니야? 잠은 자는 거야? 유령이니까 역시 잠 같은 건 안 자나? 그렇다면 이제부터 밤낮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야? 이 점에 대해 뭔가 의견이나 대책 없어?" 다음날 아침 일찍, 두 소년이 늦잠 자고 있는 방에 쳐들어온 리체는 치수가 작아서 꽉 끼는 당나귀한글판에 커다란 앞치마를 두른 차림이었다. 뒤따라온 세자르의 사냥개가 입구에서 어슬렁대자 을러대어 내쫓았다. 조슈아도, 막시민도 전날 밤 일찍 잠들지 못했기에 이불 속에서 둘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고가 필요했다. 두 사람에게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마땅한 무기라고는 베개밖에 없었다. "…왜 그래?" 그나마 먼저 깨어난 조슈아가 담요에 반쯤 감긴 채 부스스해졌을 것이 뻔한 머리를 열심히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며 물었다. "''''''''''''''''몽플레이네 씨가 일어나 들이닥치기 전에 먼저 해둘 애기가 있어서야. 자, 얼른, 얼른!" "다 좋은데… 왜 이런 꼴을 너한테 보여줘야 되는데?" "꼴이 머 어때서? 난 뭐 우아한 꼬락서니를 하고 온 줄 알아?" 이불 속에서 아침 단장하는 고양이처럼 얼굴을 잔뜩 비벼댄 끝에 뺨이 발그레해진 조슈아는 결국 머리를 내밀더니 도리 없다는 눈초리로 리체를 흘끗 봤다. "그 옷은 뭐야?" "몰라. 내가 열 네 살 때 생일 선물로 주려고 사 뒀다지 뭐야? 그런 걸 지금까지 안 주고 뭘 한 걸까? 게다가 구시대의 유물임에 분명한 촌스러운 프릴 장식 허릿단이란! 벽장 속에 쳐박혀서 구깃구깃하고, 좀약 냄새도 나고, 딸의 성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아무 때나 떠맡기까지! 분명히 사 놓기만 하고 깜빡 잊고 있다가 내 얼굴을 보니까 생각난 게 틀림없어." "그런 걸 왜 입은 건데?" "잘 보여야 되니까! 자, 일어났으면 얼른 친구들 좀 깨워 줘." 물론 막시민을 깨우는 것은 조슈아를 깨우기에 비해 몇 배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평소 잠이 들면 쉽사리 일어나지도 않지만, 특히 전날 밤에는 촛불 끄고 눈을 감고 나니 더더욱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불편한 상상탓에 한밤중이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거 놔…. 음냐, 나 같은 놈의 몸을 빌려 봤자 유령 인생도 처량 맞게 될게 뻔하지……." 리체가 의아한 얼굴로 조슈아를 돌아봤다. "뭐라는 거야?" 조슈아는 당황해서 우물우물 하다가 중얼거렸다. "나도 몰라." 리체는 그 말을 곧이듣고 베개를 한바탕 내리쳤다. "계속 미적거리고 있다간 네 인생도 분명 처량 맞게 될 걸!" 그렇게 얼마간 씨름한 끝에 겨우 막시민은 눈을 떴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슈아가 안경을 씌워 주자 리체를 훑어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 손에 든 흉기는 뭐야?" "넌 버터로 만들어졌니? 베개도 흉기로 보이게?" "꿈속에서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줄 알았단 말이다. 만나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사이에 이렇게 무례하게 깨우다니, 너희 아버지 가정 교육이 심각해." "우리 아버지 나 가정 교육 시킨 적 한 번도 없어. 게다가 만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사이에 내가 네 몸에 손을 대야겠니?" 막시민은 느릿느릿 일어나 앉더니 하품 한 번 늘어지게 하고서 말했다. "그 말도 맞긴 하군. 근데 조군 너는 옆에서 뭘 했냐?" 그러자 조슈아가 피식 웃음을 보였다. "구경. 너 깨우는 기술이 나보다 더 뛰어나면 앞으로 일임하려고." 그런 다음 리체를 흘끔 돌아보며 덧붙였다. "역시 조수가 한 수 낫던데." 오래 옥신각신할 시간이 없었다. 막시민도 똑같은 질문을 했기 때문에 또다시 옷의 유래를 짜증스런 얼굴로 설명해 준 리체는 하려던 이야기로 들어갔다. "어제는 ''''''''''''''''막스 카르디'''''''''''''''' 씨가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서 선보인 우아한 기절 연기 덕택에 두 사람 모두 일찌감치 재우는 걸로 마무리됐지만, 오늘은 다를 거야. 난 말야, 본래 이 집에 반년에 한 번 올까말까 하다고, 그러니 뭔가 큰 일이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고 지레 짐작하고 있을 게 뻔하고, 만약 사실대로 말해버린다면 너희들을 가만히 두지 않으려 할걸. 그러니까 미리 할 말을 정해서 맞춰두지 않으면 안 돼." 막시민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응, 그 기절 연기는 정말 한심할 정도로 일품이었지." 리체도 냉큼 대꾸했다. "지금 네 대꾸도 그에 버금간다. 생산적인 애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판인데." 조슈아는 고개를 저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사실대로 말하면 오히려 도움을 주실 지도 모르잖아." "도움?" 리체가 어이없어하며 픽 웃었다. "그 인간한테 도움을 바라겠다고? 꿈도 크구나. ''''''''''''''''세자르 몽플레이네'''''''''''''''' 씨는 무책임하기로 말할 것 같으면 블루 코럴 섬 전체에서 적수가 없는 사람이야. 평생 우리아이가신발 남을 돕기는커녕 자기 일도 제대로 처리한 적이 없어. 잠자리 제공보다 어려운 일은 바라지도 말라고." 조슈아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말했다. "아버지라고 했으면서, 말이 조금 심한 것 아니야?" "사실만 말했어." "네가 아버지의 모든 것을 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잖아?" "그으래? 내가 잘 모르면? 그럼 네가 더 잘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리체는 흐응, 하고 콧방귀를 뀌며 들은 체도 하려 하지 않았다. 잠옷 대신 걸치고 잔 셔츠의 단추 하나가 사라져서 이불 속을 뒤지다가 실패한 막시민이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아아, 두 사람 다 가족에 대한 관점이 아주 잘 드러나는 주장들이었다. 안됐지만 그런 주장은 다들 좀더 늙어야 접점을 찾을 수 있을걸. 세상엔 정도가 지나치게 무책임한 아버지도 있고, 꽤 좋은 아버지도 있는 모양이니까 다들 자기 아버지에 대한 관점을 유지하시도록 하고, 내가 궁금한 건 몽플레이네 씨의 성격이 그러니까… 리체 너와 비슷하느냔 거야." 리체는 질색을 하며 펄쩍 뛰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오, 됐어. 그러면 충분하군. 만일 조군이 제멋대로 사실 보고를 해버린다 해도 베개. 아니 목검으로 맞아 죽을 염려는 없겠군. 괜히 걱정했잖아." 리체가 그 말의 뜻을 알아듣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너… 내 성격이 더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러나 베개는 막시민이 어느새 깔고 앉아 있었다. 정말 주도면밀한 성격이었다. "됐어. 사실을 말해서 맞아죽지 않을 정도라면 사실을 말해야지. 책임은 이쪽에서 지니까 그렇게 우려할 거 없어." 리체는 물론 수긍하지 않았다. "지금 장난하니! 너 같으면 자기 딸이 살해당할 위협에 시달리면서 정체모를 사내녀석 둘하고 며칠씩 거리를 전전하고 있는데 농담으로라도 좋은 소리가 나오겠니? 물론 일부러 날 끌어들인 게 아니고, 내가 끼어든 탓이 없지 않다 해도, 이런 사건이 생긴 원인 자체는 결국 너희의 일이잖아? 그래 갖고 퍽이나 친절한 대접 받겠다!" 막시민이 갑자기 빙그레 웃었다. "그런 걸 걱정하고 화낼 정도라면 너희 아버지도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군 그래?" "그런……." 리체는 말문이 막혔고, 막시민은 슬슬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조슈아가 그 모습을 보다가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일의 시작은 나란 말이야. 결국 죽을 뻔한 나를 살려준 것뿐이지. 호의로 도와준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해 놓고, 나 몰라라 할 정도로 정신 나간 인간이 못 돼서 말이지, 확실히 사실대로 말해서 욕이든 뭐든 너희 아버지의 처분을 받아야만 되겠다." 막시민은 고양이들의 아침 단장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대강 머리만 쓸어 넘기고 겉옷을 찾아 걸쳤다. 문을 열더니 따라 나오라고 두 사람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싫은 아버지도 가족은 가족이지. 너네 가족들 중 아무도 네게 일어난 일을 몰라서야 길가는 아가씨 하나 납치한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단 말이야." 말의 뒷부분은 이미 문 밖에서 들렸다. 리체는 도리 없이 몸을 돌리면서도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인간은 남의 인생에 참견하는 순간 바로 남까지 망친다니까, 정말 믿질 않네." 그러자 입구 쪽으로 걸어간 조슈아가 돌아보며 엷은 미소를 보였다. "막시민은 잘 알아들었을 거야. 아니, 처음부터 바로 알아들었을걸." "어째서 그렇게 잘 알 거라고 단정해?" 조슈아의 다음 대답도 문 밖에서 들렸다. "막군에겐 너희 아버지보다 훨씬 더한 아버지가 있어." 하일저가 조금만 더 말주변이 있었더라면 이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을텐데, 하고 생각하며 란지에가 말을 이었다. “그들이 서로를 죽이려 할 까닭, 그건 분위기를 조성하기 나름입니다. 두 공작은 겉으로 에 협력하여 신 왕정 세력을 양분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심 혼자서 모든 것을 독점하고 싶을 것이 자명합니다. 권력을 나눠 갖고 싶어하는 자는 없다는 통념으로 볼 때, 이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논리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환기시켜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사실 두 공작을 반목하게 만드는 책략은 지도부에서도 여러 번 논의된 일이 있는 것입니다. 다만 모로 씨와 같은 결정적인 조력자가 없었기에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듯 유보되어 왔을 뿐이지요. 그러니 HDTV 공작을 없앨 수 있는 기회만 온다면 두 가문의 반목을 위해 이보다 적당한 계기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는 사라지고, 하나는 죄를 뒤집어쓰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양쪽 다 날개가 꺽이게 되는 것입니다.” 일말의 동정심도 느낄 수 없는 사무적인 말투는 듣는 사람을 기가 질리게 만드는 면이 있었다. 테오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 일이 가능하냔 말이오.” “말씀하신 대로 폰티나 공작의 행동을 조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구나 계략이 성공하든 말든 폰티나 공작을 감옥에 잡아넣을 수도 없는 일이죠. 사실이라 해도 무슨 핑계를 대어서든 빠져나갈텐데 사실이 아닌 바에야 더 말할 나위가 있을까요? 그러므로 이 계략의 핵심은 폰티나 공작을 고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여론이지요. 사람들이 폰티나 공작의 위세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을 뿐 음모가 있다고, 자신들은 그 진실을 알고 있다고 믿게 해주면 되는 겁니다. 그것으로 당신에 대한 의심은 자연스레 묻일 것입니다.” 테오는 상대를 새삼스레 쳐다봤다. 이 자가 말단 단원일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버렸다. 물론 지도부의 지시를 전하는 것뿐일 수도 있지만, 말하는 태도로 보아 이 자는 지시한 사람 이상으로 이 계락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했소. 확실히 망명 의회의 의견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구려. 하지만 계획대로 실행한다 해도 일단은 먼 미래의 일이오. 그전에 소공작의 문제가 있고, 그보다 앞서 나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니 말이오. 현재는 공작의 측근 몇 명만 확보한 상태이지만 그들은 내가 원하는 것이 내 아들에게 주어질 공작 작위인 줄로만 알고 있고. 그렇게 믿어주는 쪽이 나로서도 편하고 말이오. 하지만 지금의 계획은 마음에 새겨두겠소.” 란지에는 눈을 약간 내려깔더니 말했다. “그건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미래의 일이 아니라고?” “상부의 지시는 반대입니다. 소공작보다, 공작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하여 소공작이 작위를 물려받고, 이어 그가 자연사하는 쪽이 좀더 매끄러울 겁니다.” 칸카가 고개를 들었다. “내 생각은 다릅니다.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이나 공작이 바뀌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과 낭비를 초래할 뿐입니다.” “아닙니다. 계획의 초점을 잘 보십시오.” 란지에는 다시 한 번 하일저를 돌아보더니 허락을 받는 것처럼 눈짓을 나누었다. 칸카가 되물었다. “초점이라니?” “무게중심이지요. 소공작을 없애는 것은 간단하며, 심지어 의심받지 않을 수 있는 좋은 구실마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일은 초점이 아닙니다. 문제는 공작이지요. 그는 제거하기 어렵고, 제거한 뒤에도 의심을 벗어야만 하는 난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사라지는 것이 이 계획의 가장 중요한 무게중심입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주로 공작의 죽음에 쏠릴 것이 틀림없습니다. 공작이 죽는 즉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미스테리를 풀려고 머리를 굴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폰티나 공작에 대한 암시를 던져주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결론을 내려버리기 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소공작의 죽음이 선행됨으로써 이 일이 애고된 것처럼 느껴지게 하고, 심지어 동일한 사람의 계락일 지도 모른다는 추측의 여지를 주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칸카는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반대의 경우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일단 소공작이 작위를 물려받을 테니 당신의 존재는 관심의 초점이 아닐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공작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최고조에 달했을 즈음 폰티나 공작의 개입을 암시하는 힌트를 주고, 폰티나 공작의 배후설이 너리 퍼졌을 때 새로운 공작이 된 소공작은 서서히 쇠약해지다가 자연사합니다. 소공작이 데모닉의 운명 때문에 저절로 죽었다고 믿어줘도 상관없겠지만, 음모론을 믿고 싶어하는 자들은 한 번 의심했던 폰티나 공작의 행동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믿기 시작한 것을 위해 틀린 증거도 저도 모르게 맞는 것처럼 끼워 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퍼즐을 끝까지 맞추고 싶은 욕심이 앞선 까닭이지요. 그런 식으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고, 증거가 불충분한 것은 폰티나가 교활하기 때문이고 여겨버립니다. 심지어 처벌할 수도 없는 적이기에 증오는 더욱 증폭됩니다. 이미 그 사이에 모로 씨가 끼여들 자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모로 씨는 비극이 연이어 닥친 우리아이가신발 가문을 수호할 책무를 진 사람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될 것입니다.” 너무나 정연한 추측이라 반박할 여지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이 놀라웠다. 테오는 이 이야기가 망명 의회의 지시일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말의 의심을 품었다. 상대가 스무 살도 안 된 젊은이가 아니었다면, 의심 없이 말하는 자 본인의 계략이라 여겼을 것이다. 그만큼 거침없이 흘러나오는 설명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겠소. 의회의 결정의 타당성에 동의하오. 그러나 그 결정을 따른다면 모든 계획의 진행이 빨라져야만 할 것이오. 적어도 공작을 도모하기 전에 나의 입지가 충분히 강해져야만 할 테니 말이오.” 하일저가 입을 열어 말했다. “그 점은 염려 마시오. 지원에 대한 논의는 이미 충분히 되어 있소. 당신이 이번 일에 착수하겠다고 결정하기만 하면 열흘 내로 세 명 이상의 고위 귀족을 만나 면담하게 될 것이오. 물론 당신이 찬성한다면 말이오.” 란지에는 테오가 하일저의 말을 들으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표정을 살펴보는 것을 알았지만, 지시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엷은 미소만 띤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말없이 생각을 정리하던 칸카가 입을 열었다. “일단 면담에 대해서는 찬성합니다. 누구를 만나게 될지 물어봤자 미리 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굳이 캐묻지 않도록 하지요. 그나저나 민중의 벗의 정보력이나 계략 입안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더니 과연 보통이 아니로군요. 그러나 이 일에 당장 착수한다면 이쪽의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쪽의 단계적인 지원에 대해 일부 약속을 받아야겠습니다. 서로의 일이 함께 진전되지 않으면 어느 쪽도 이루어지지 못할테니까 말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꼭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하시오,” 하일저가 대꾸했다. 칸카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는 암살 계획을 추진할 것이고, 성공한 뒤에는 폰티나 공작에 대한 소문을 가문 내부에서 공작하는 부분을 맡을 것입니다. 그 동안 여러분은 왕국 중추부에서 우리의 입지가 확고해지도록 거물들과의 인맥을 주선해주시고, 둘째로 전 대륙에 퍼져 있다는 민중의 벗 정보 조직을 이용하도록 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금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저는, 죽은 자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기를 바랍니다." "알 테지. 통찰력에 자물쇠를 채운 건 삶이었고, 죽음이 그것을 풀어주었을 테니." 그리고 다시 오랜 침묵이 흘렀다. 유리잔이 테이블 위에 세워지는 소리가 탁, 울리고 공작이 일어났다. 그는 책상을 돌아 늙은이 앞으로 갔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젠 됐습니다.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자리도 있는 것입니다. 히스 어르신, 당신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도와주셔야 되겠습니다.'''''''''''''''' "2년 전에 그랬듯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네. 할 수 없는 일은 돕지 않네." 아니면 달리 누구를 말하겠습니까." 물론 조슈아는 아직 본디스크 속도패치 의 후계자에게 내려지는 아르모리크 칭호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조슈아 아닌 누군가가 아르모리크 경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확신하고 있군. 조슈아를 쏜 화살에, 죄 없는 사람인노아가 맞았다고 말이야." "사람인를 독살하려 획책할 자가 있으리라 보십니까? 그 아이가 없어져도 세상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작이 손 안에 든 유리꽃처럼 아끼던 외동딸이었다. 향기가 나지 않아도, 햇빛만 받으면 세상 어느 꽃보다도 찬란한 광채를 입는 듯하던 사람인노아, 스무 해만에 져버릴 꽃인 줄 알았더라면, 그러나 공작은 검은 눈썹을 움직이지도 않고 가차없이 딸의 가치를 자기 입으로 일축했다. 누군가가 암살하려 할 가치조차도 없다. 그건 사실이었다. "난 자네가 사람인를 얼마나 애틋하게 여겨왔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너무 완강하게 밀어내지는 말게." 공작은 잠시 허공에 눈길을 주고 있다가 말했다. "지금쯤은 사람인도 알고 있을 겁니다. 이제는 아비를 이해할 수 있는 달이 되었을 터이니." 사람인노아는… 무적인 애정으로 감싸던 부모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누나를 귀찮아하곤 하던 동생을 더 사랑한 아이였다. 그 다정스럽던 아이가 지금쯤 그 마음씀다운 통찰력을 얻었다면, 이 순간 조슈아의 안전을 위해 딸에 대한 마음을 추스리는 아버지를 분명히 이해할 것이다. 살아생전 한번도 사람인노아에게 이해나 배려를 기대해 본 일이 없지만 지금만은 그래주길 바랐다. "이 정도로 흔적 없이 이 성에 침입하여 독살을 기도할 수 있는 자라면, 분명히 제가 오늘 샴페인 잔 탑의 맨 윗잔으로 건배하고, 그것을 조슈아에게 넘겨준다는 사실 또한 알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슈아가 그걸 사람인에게 건네줄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그것이야말로 순전한 우연이 빚은 결과였으니,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사람인가 돌아온 것은 고작 며칠 전이었는데……." 공작은 문득 말을 맺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으나 귀족답지 않은 모습과 성품으로도 강하게 버티어 온 새내답게 곧 감정을 감추었다. 사람인노아는 이미 되찾을 우리아이가신발 수 없었다. 아직 잃지 않은 것만은 절대 놓치지 않을 작정이었다. "누가, 어째서 조슈아를 노리는지 전 모릅니다. 동기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만, 그 동기를 짐작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도움조차 되지 않습니다." 히스 노인이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조슈아가 사라질 경우 작위계승자로 고려될 첫 번째 인물이 누군지 알것 아닌가." 공작은 완강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그쪽이 아닙니다. 테오 녀석은 아닙니다." "조슈아가 사라지면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자가 자네 사위 외에 따로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자객이 계승자를 독살하려 했다면, 개인적인 원한이라고 갖지 않는 안 작위를 노리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아직 어린 조슈아가 누군가의 원한을 샀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논리적이었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처럼 음모가 잘못되어 조슈아 대신 사람인가 희생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확신을 갖고 말합니다만 제 사위, 테오밖에 없습니다. 그 애가 우리 가문에서 조그마한 권한이라도 지녔다면, 그건 모조리 사람인의 존재에 기댄 것에 불과하니까요."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공작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제 사위는 조슈아가 사람인에게 독잔을 넘겨주는 그 자리에 서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평온함 그대로였지요. 바로 곁에서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분명합니다. 만일 그 녀석이 독잔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상식적으로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이 순간의 공작은 마치 조슈아 대신 사람인노아를 죽게 한 택임이 사위에게 있기라도 하다는 것처럼─목소리에 힘을 주었으나, 그것이 본질이 아님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단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분노의 화살을 짐짓 제3자에게 돌리게 만들었을 따름이었다. 공작은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다시금 마음을 추스리며 사위의 혐의를 부인했다. "테오가 그동안 아무리 사람인를 잘 돌봐왔다 한들이 자리에서, 공작을 도모할 날짜를 정하길 원합니다. 란지에의 시선이 칸카에게 돌려졌다. 칸카도 시선을 느끼고 상대를 보았다. 잠시 쏘아보는 동안 칸카는 처음으로 란지에의 눈동자가 갈색이 아니라 흔히 볼 수 없는 선홍색빛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 동안 램프의 불빛이 붉어 얼른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칸카는 란지에가, 또는 하일저가 이 제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 대한 반론 또한 충분히 준비해 두었다. 거사일의 결정은 양쪽 모두 배수진을 친다는 것ㅇ르 의미했다. 칸카는 처음부터 자신들의 믿음직한 미끼를 쥐고 호랑이 앞에 선 인간과 같다고 생각했다. 공화파 클럽 민중의 벗은 일종의 비밀 결사로써 체포시 즉결 처형이 가능한 불법 단체이지만, 그만큼 왕국 내 각계각층에 광범위하게 침투해 있는 거대한 조직이기도 했다. 귀족에서 평민, 돈 많은 자에서 거지, 무사에서 애술가에 이르기까지 전 신분을 망라할 정도로 그 뿌리가 깊은 클럽이다. 공화국 10년의 역사가 완전히 헛되지는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그 클럽을 단순히 무력 집단, 또는 하나의 나라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규모가 크긴 해도 민중의 벗은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수천 개의 검은 돌과 같았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더듬어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결코 실체를 목격할 수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민중의 벗 클럽에 몇 년을 속해 있더라도 같은 클럽 회원을 채 열 명도 만나기 힘들다. 말단 회원으로 지낸다면 자신을 관리하는 하급 간부 한 명을 만나는 것이 전부일 수 도 있었다. 물론 애외는 있어서 능력을 인정받은 자들은 중앙부로 빠르게 진출했다. 물론 애외는 있어서 능력을 인정받은 자들은 중앙부로 빠르게 진출했다. 그렇게 되면 그제야 수백 명은 되는 거물급 인물들이 민중의 벗의 그림자 회원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조직과 거래를 하려고 했을 때, 호랑이를 길들이는 것과 같은 신중함, 그리고 대담함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칸카는 노련한 책략가였다. 상대가 정세 파약에 능한 자라는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그것을 이용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상대가 이쪽을 몰아댈 때면 자칫 쫓기는데 정신이 팔려 챙겨야 할 것도 손가락 사이로 흘리기 쉽다. 그걸 막으려면 아애 멈춰서거나, 아니면 더 빨리 달려야 한다. 이제 와서 협상을 물릴 수 없으니 더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것만이 협상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돌릴 수 있었다. 그런 주장을 한 후에 상대가 반대하면 그제야 서로의 이해를 맞춰보며 그럴듯한 협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쫓기지 않고서. 그렇게 생각하는 칸카의 귀에 란지에의 대답이 울렸다. “좋습니다. 정합시다.” “아... 동의하시는 겁니까?” 무심코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한 방 먹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세게 울렸다. 고르게 발달하기 힘들다. 자신이 쉽사리 잘하지 못하는 쪽에는 편협해지기도 쉽다. 그런데 저 나이에, 정세 분석에 특출한 자가 어째서 대담하기까지 한 것인가? 칸카는 무슨 생각을 하든 란지에는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곧 6월이 되는군요. 반 년 정도면 무리 없는 기간일 겁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 길지도 모르겠군요.” 칸카는 이성을 되찾고 냉정하게 생각했다. 사실 날짜를 제시하는 것이 완전히 손해인 것은 아니었다. 이쪽에서도 바빠지겠지만, 저쪽에서 수혜를 주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귀족 사회에서의 입지는 빨리 오르면 오를수록 좋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폰티나 공작의 일인데, 저쪽의 제안은 괜찮지만 이 일을 폰티나 공작이 알게 되어서는 곤란해진다. 제대로 된 입지를 쌓기 전에 폰티나 공작의 미움부터 사게 되어서는 앞에 산을 두고 전진하느 것이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다. 소문의 진원지를 모르게 하는 계략쯤은 혼자서도 자신 있었다. 그러나 소문의 존재를 알게 된 폰티나 공작의 행동을 막는 것은 개인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 때 란지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쪽 일만 잘 해주시면 폰티나 공작의 발을 묶는 것은 이쪽에서 맡지요.” 저 무심한 눈동자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물론 그보다는 상대가 생각에 잠길 만한 문제를 바로 짚을 정도로 통찰력이 있는 것이겠지만.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다른 관심사를 하나 안겨 줘야겠죠. 뭐, 염려는 끼텨드리지 않을 겁니다.” 염려 말라기보다는 자세한 것을 알려하지 말라는 의미에 가까웠다. 이제 상대가 용의주도한 자라른 것까지 알게 된 칸카는 마지만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넉 달로 합시다.” “오늘은 5월 27일, 그러면 9월 27일이 되겠군요.” 란지에가 하일저를 바라보자, 그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란지에가 말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테오 또한 이것이 위험한 약속임을 잘 알고 있었다. 란지에의 대답이 떨어지는 순간, 멈춰 있던 시계가 첫 번째 째깍, 소리를 크게 울리는 것을 들은 듯 느껴졌다. 그러나 외견상 그느 단지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넉 달 뒤까지 모로 씨, 당신이 최소한 남작령 하나를 얻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국왕을 만날 기회도 있을 테니 당신이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따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민중의 벗 산하 정보원들의 조직인 ‘나이트워크(Nightwalk)''''''''''''''''와 접선할 수 있는 경로를 지정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당신의 등급은 3단계일 것이고, 따라서 당신 쪽에서도 필적하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그들을 호출할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한 번뿐입니다.” 이제 막 클럽에 가입한 처지로서, 비록 한 달에 한 번이라 해도 나이트워크를 호출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이 주어진 것이다. 나이트워크는 공화파와 관련된 조직 중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한 것으로 망명 의회의 결성 시기보다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저 10년 공화국이 건설되기 전부터 존재해 왔다. 전 대륙에 걸쳐 정보를 주고받으며, 특히 아노마라드에는 어떤 일도 이들의 눈을 벗어날 수 없다고 알려진 수천 명의 정보원들이 평범한 상인, 농부, 걸인, 매춘부, 심지어 귀족으로도 살아가고 있는 강력한 조직이다. 지난번 10년 공화국의 수립, 그리고 현재 신왕궁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가운데 민중의 벗의 힘이 유지될 수도 있는 것도 나이트워크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까닭이 컸다. 공화국이 무너진 지금 민중의 벗 회원들을 관리하는 방법 또한 나이트워크의 운영 방법에서 나온 것이었다. “당신의 첫 접선 경로는 켈티카 13지구 트라메아 거리 10번지, 가구수리공 아돌프 크로네의 딸 마르고트입니다. 다만 아돌프 크로네는 회원이 아니므로 직접 찾아가서는 안됩니다. 접선을 원할 경우, 잔포드 시에 사는 친구 안네 에프만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녀가 다음날 오후 8시에 약속 장소에 나올 것입니다. 만일 그녀가 접선을 거부한다면, 편지를 받은 날 밤 12시에 2층에 있는 자신의 방 창문 앞에 두 개의 램프를 놓아둘 것입니다.” “편지 내용은?” 칸카가 묻자 이엔이 옆에서 말했다. “안네와 마르고트는 열 아홉 살이에요. 아버지가 펼쳐볼 경우를 대비해서 그 나이에 맞는 화제들로 채우시고, 행간에 장소를 단 한 군데만 암시하시면 되죠.” “무슨 뜻인지 알겠군요.” 테오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안네는 실제 인물입니까?” 이엔이 대꾸했다. “아뇨.” 정확한 주소를 적은 종이가 건네져 테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란지에는 하일저에게 눈짓했고, 하일저는 의자에 기댔던 등을 떼며 세 사람을 둘러보았다. “더 할 이야기가 없다면 이것으로 회견을 끝내겠소.” 테오가 말했다. “오늘 내 태도가 혹시라도 고압적이었다면 사과하겠소. 나 자신이 증오하고 있는데도, 오랫동안 귀족들 틈에서 자라온 터라 더러운 습관이 가끔 튀어나올곤 하오.” 란지에는 빙긋 웃더니 대답했다. “오히려 우리가 당신을 귀족답게 대접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쾌하게 느끼지 않길 바랍니다. 공화국을 추구하는 이상 우리는 왕족을 만난다 해도 똑같은 우리아이가신발 태도밖에 보일 께 없으니 말이죠.” 테오는 미소로 답했으나 지금까지 이 자가 자신의 태도를 평가했음을 알고 상대의 빈틈엄ㅅ음에 불안감을 느꼈다. 민중의 벗에는 이런 자가 많은 것일까, 아니면 이번 일의 중요성 때문에 일부러 탁월한 자를 붙인 것일까. 모두가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이엔이 그때까지 한 마디도 않은 애니스탄을 보더니 물었다. “마법사께서는 클럽 가입을 안 하셨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하지 않으실 생각인가요?” 애니스탄은 잠깐 사잉르 두고 대답했다. “현재 저의 신념은 제 친구 자체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이 공화정 실현이라면, 저 역시 뜻이 같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란지에가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그 말은 모로 씨가 원하는 것이 다른 것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으니 클럽 가입을 미룬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안 그런가요?” “.......” 애니스탄이 대답하지 않자 테오가 재빨리 말했다. “내가 설득할 테니 조금 더 기다려 주시오. 어쨌든 나를 배신할 친구는 아니니까.” 란지에도 지금은 더 추궁해보았자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때 테오가 그를 불렀다.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디 군, 당신의 이름을 알고 싶소만?” 란지에는 잠깐 돌아보더니 짧게 답했다. “이지안입니다.” “이지안 디라... 당신의 태도가 인상적이었소. 잘 가시오 디 군.”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고개를 돌려 말했다. “돈 크레아, 이름 모를 아가씨, 모두 반가웠소.” 모퉁이집 1층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테오 일행이 먼저 나간 뒤 사이를 두고 내려온 세 사람은 밖으로 나가는 대신 구석 테이블을 택해 앉아 포도주를 시켰다. 주위가 워낙 시끄러워 옆 테이블의 대화도 알아듣기 힘든 상태였기에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땠어?” 하일저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란지에에게 묻자 이엔이 먼저 대꾸했다. “괜찮던데. 그런데 말하는 시점을 잘 택하라고.” 란지에는 생각에 잠겨 하일저의 말을 듣지 못했다. 조금 전 부드럽게 웃으며 테오 일행을 보낼 때와는 딴판으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이엔이 물었다. “뭘 생각해?” 란지에는 손가락으로 테이블 위에 천천히 썼다. 데모닉, 이라고. “그에 대해서는 그 자가 알아서 한다고 했잖아?” 이엔이 의아한 듯 되묻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상할 수 없는 경지의 천재라고 했지. 그건 변수일까? 논리로 추측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걸까?” 란지에는 자신의 손가락 끝을 한참 동아 내려다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모로와 칸카, 말이 부딪치는 곳이 있었어. 비슷한 것 같지만 실은 다른 애기였지.” “그랬어?” 이엔은 당황한 표정이 되어 시선을 천장으로 보냈다. “아... 잘 모르겠는데.” “모로가 설명한 대로라면, 소공작은 아마 서서히 독살 당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런데 칸카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단 말이야. 모로가 말하기 전에. 란지에는 눈을 내리깔며 잠깐 사이를 두더니 말했다. “꼭두각시, 라고 했어. ”꼭두각시?“ 이엔도 그제야 떠올린 듯 긴장한 표정이 되었다. “그래, 맞아.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했어. 이제 생각나. 그건 독살하고는 전혀 다른 애긴데?” “그렇지. 그렇다면 모로는 거짓말을 한 거야.” 하일저가 말했다. “그렇다면 진실은 뭘까? 마법일까? 사람을 꼬두각시처럼 부릴 수 있는 마법이 있어?” “마법에 대한 것은 다른 사람한테 자문을 얻어봐야겠지만.......” 란지에는 스스로도 천천히 추리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같이 왔던 마법사 친구를 생각할 때 마법의 존재는 가능성 있는 이야기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거짓말을 한 까닭이 무엇일까. 만일 그런 마법이 있다면 우리한테 말하지 못할 까닭이 있을까? 오히려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려서, 쓸만한 로 인정받는 쪽을 택할 것 같은데, 소공작의 행동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소공작을 죽이는 것보다 더 유용한 이야기니까.” 이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야. 그러면 그는 마법의 존재를 우리한테 숨기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게 아주 대단한 마법이어서 알려주기 싫었다던가. 그래서 독살과 같은 좀더 간단한 방법으로 대체해서 말한 거지.” 란지에가 고개를 저었다. “대단한 마법이라 해서 숨길 까닭이 있을 것 같진 않은데. 우리가 마법사도 아니고 말이야. 만약에 마법의 내용 때문에 숨기는 거라면 내가 에... 일종의 금지된 마법이 아닐까 싶군.” 흥행 사업이 번창한 하이아칸에서는 언제부턴가 하루 두 회의 공연을 하는 것이 관행이 되어 대부분의 극장들에서 자체적으로 서너 군데 가량의 연습실을 갖추게 되었다. 매일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다음 공연을 연습할 공간을 확보하려면 그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하이아칸처럼 극장이 돈 잘 버는 업종이 아닌 두르넨사에서는 아직도 하루 한 회의 공연이 흔했고, 그마저도 다음 공연이 준비되는 동안 며칠씩 쉬면서 용도를 식당으로 변경해서 운영하는 일조차 잦은 형편이었다. 다만 칼라이소는 항구도시이자 근처에 소도시들을 많이 갖추고 있는 까닭에 최근 하루 두 회의 공연을 하는 곳도 종종 생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연의 수준이 아직 낮아서 장기간 연습이 필요한 경우가 적었으므로 연습실이 제대로 갖춰진 극장은 많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러쉬 극장에는 무용수들을 위한 대형 연습실이 하나, 배우들을 위한 연습실이 둘 있을 뿐으로, 그 중 하나는 헛간을 개조했다고 봐야 할 정도로 열악했다. 나머지 하나는 가벼운 리허설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는데 그나마 얼마 동안은 자재 창고 정도로 쓰였던 모양이었다. 그것을 어제 내내 일꾼들을 불러다가 들어내고 치우고, 의자나 테이블을 놓고 해서 겨우 사람들이 모일만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물론 무도회장을 쓰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곳은 최근 공연 홀을 수리하는 동안 식당으로 용도가 변경된 상태여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연습실의 입구는 오른쪽 벽을 따라 앞뒤로 두 군데였다. 뒤쪽의 문은 밖에서 들어오는 통로고, 앞쪽 문은 다른 작은 연습실과 이어져 있었다. 정면 벽 오른쪽에는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으므로 왼쪽 벽을 따라 극장주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앉을 자리가 네 개 마련되었다. 다음으로 중앙에 커다란 반원형 테이블 두 개를 나란히 놓았소, 그 뒤의 의자들을 다섯 개씩 둘러놓았다. 그리고 다시 그 뒤로 열 두 개의 의자들이 좌우로 나뉘어 놓였다. 어느 자리를 택하든 일단 앉으면 자연스레 정면의 한 곳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간단한 공연이 가능할 정도로 널찍하게 치워진 그곳에는 테이블도, 다른 무엇도 없이 의자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 모든 배치는 오직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이루어졌다. 칼라이소에서 어제 인편으로 보낸 초청장과 대본을 받았을 사람들은 정확히 스물 두 명이다. 칼랴이몬과 또 한 명의 극장주 루시 에테른은 그들 중 절반도, 실은 우리아이가신발 3분의 1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애상하고 있었으나 결국 초청한 사람의 수에 맞춰서 의자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한 사람''''''''''''''''이 너무나 확신에 차 있었던 것이다. 시작하기로 한 시간은 11시. 그러나 10시 50분이 되기까지 그곳에는 한 사람의 방문자도 들어오지 않았다. 관계자 자리에 앉은 네 사람뿐이었다. 하지만 부위기가 가라앉아 있지는 않았다. 극장주 석에 앉은 에테른이 조금 전부터 줄곧 큰 소리로 웃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뭐가 그렇게 우습소?" 칼랴이몬은 약간 볼멘소리를 냈다. "하, 하하하, 정말, 당신은 우습지 않단 말이에요? 난, 정말로, 웃겨 죽겠는데요? 하하, 하하하……." "웃기다기보다는 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오?" 에테른은 겨우 웃음을 누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생각해 봐요. 그러니까 그 친구가 홀 공사를 하라고 사람을 부른 시점은 지난번 밤 나한테 ''''''''''''''''전권을 달라''''''''''''''''고 말하기 전이란 말이에요, 기가 막힌 일이잖아요? 세상에 자기 극장도 아닌데, 돈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허락도 안 받고, 자기 멋대로 사람을 불러서 극장을 뜯어고치라고, 설계도까지 떡하니 그려주고, 그런 다음에 뻔뻔스럽게 날 만나서 ''''''''''''''''전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그런 말을 하면서도 에테른은 이상할 정도로 유쾌한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말애요, 그 친구는 날 만났을 때 내가 뭐라고 대꾸할지 이미 애상하고 있었던 것 아니겠줘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구입/비아그라모델 ◁⊙I⊙*⑧ㅇ⑥ㅇ★79③I ▷씨알리스가짜,레비트라 ◀┓ ♠√√√√√√√비아그라 정품확인 0 1 0 √0 1 0 √ 8 0 6 0 √ 7 9 3 1 비아그라구별법 구매 가격 핑크 효능 복용법 처방 모델 비아그라의 효과 코리아 비아그라 구매 구입√√√√√√√♠ 시알리스 0 1 0 √0 1 0 √ 8 0 6 0 √ 7 9 3 1 종류 5 복용법 5mg 판매 구입 처방 정품 가격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시알리스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I⊙*⑧ㅇ⑥ㅇ★79③I ▷ 비아그라구입 가격 2박스(16정) = 12만원 4박스(32정) = 22만원 ↗↗↗시알리스 2omg/ 4박스(16정) = 12만원 8박스(32정) = 22만원 ◑물건에 자신없으면 팔지 않습니다!! ※ 후.불.제 ; 비록 저희는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지만 고객을 기만하거나 일부 비양심적인 업자들 처럼 돈만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그러한 비양심적인 상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지방은 물건먼저 받으시고 후불로 결재 하시면 됩니다!! 2박스(16정) = 12만원 4박스(32정) = 22만원 ↗↗↗시알리스 2omg/ 4박스(16정) = 12만원 8박스(32정) = 22만원 ◑물건에 자신없으면 팔지 않습니다!! ※ 후.불.제 ; 비록 저희는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지만 고객을 기만하거나 일부 비양심적인 업자들 처럼 돈만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그러한 비양심적인 상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지방은 물건먼저 받으시고 후불로 결재 하시면 됩니다!! 2박스(16정) = 12만원 4박스(32정) = 22만원 ↗↗↗시알리스 2omg 4박스(16정) = 12만원 8박스(32정) = 22만원 ♠ 사.은.품 - 16정이상 구입시 사은품핑크 비아그라 ♧시알리스 ◑물건에 자신없으면 팔지 않습니다!! ※ 후.불.제 ; 비록 저희는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지만 고객을 기만하거나 일부 비양심적인 업자들 처럼 돈만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그러한 비양심적인 상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지방은 물건먼저 받으시고 후불로 결재 하시면 됩니다!! ↘↘↘비아그라 1oomg 2박스(16정) = 12만원 4박스(32정) = 22만원 ↗↗↗시알리스 2omg/ 4박스(16정) = 12만원 8박스(32정) = 22만원 [시알리스(Cialis)의 복용법] ♠♠♠ 시알리스 0 1 0 √0 1 0 √ 8 0 6 0 √ 7 9 3 1 종류 5 복용법 5mg 판매 구입 처방 정품 가격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 ♠♠♠ 하루 한 알 시알리스 5mg 복용법 ♠♠♠ 시알리스 0 1 0 √0 1 0 √ 8 0 6 0 √ 7 9 3 1 종류 5 복용법 5mg 판매 구입 처방 정품 가격 효과 c100 효능 복용방법 용량 ♠♠♠시알리스 5mg을 식사에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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